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점봉산 <곰배령>에 다녀왔다. 곰배령이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건, 수많은 야생화들이 계절마다 돌아가면서 피는 모습이 마치 화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갔던 6월 첫 번째 주는 봄 꽃은 끝났고, 여름 꽃은 아직 피기 전인 살짝 애매한 시기라 꽃구경을 많이 하진 못했다.
점봉산 곰배령에 가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곰배령 동쪽의 <점봉산 생태관리센터>에서 시작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서쪽의 <점봉산 분소(귀둔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이 중에 우리는 두 번째, <점봉산 분소>에서 시작해 곰배령을 찍고, 다시 그 길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걸었다. 총거리는 약 3.7Km. 소요시간은 오르는데 2시간, 내려오는 데 1시간 반 정도로 안내되어 있으나, 우리는 정상에서 구경하는 시간을 포함해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여기를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예약 관련해서는 [ minicapsule.tistory.com/35 ]를 참고하면 된다.
설악산 국립공원 점봉산 분소
분소임에도 건물이 그럴듯한 모습이다
곰배령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이
예약한 내역을 확인한 다음
트레킹을 시작하게 된다
곰배령을 오르는 코스는 2개가 있다
우리가 다녀온 코스는
왼쪽에 보이는 <귀둔리 주차장>에서
시작해 곰배령까지 갔다가
그대로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귀둔리 주차장에서
곰배령까지는 약 3.7Km 정도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배령 가는 길의 시작
조금 일찍 왔으면 오른쪽의 꽃이
더 예뻤을 것 같았다
탐방객 수를 통제해서 그런지
점봉산 분소에서 곰배령 가는 길은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길도 넓을 필요가 없었다
트레킹 코스 중간 지점까지는
항상 오른쪽에 개울을 끼고 걷는다
그래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를
계속 들으며 걸었는데, 그게 너무 좋더라
6월 첫번째 주
햇살이 강한 날이었지만
숲이 워낙 우거져서 시원했음
숲이 우거져 있다 보니
이렇게 강한 대비를 볼 수 있는 곳이
수없이 있었다
돌 위에서 살고 있던 이끼
곰배령을 오르면서 담은
이름 모를 식물
그리고 다람쥐도 만났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건
내가 무서워서 그런 거?
점봉산은 낯선 이름의 산이지만
강원도에 있는 산이라 그런지
길에 있는 바위들도 포스가 남달랐다
6월의 푸르른 녹음
엄청난 크기의 고목이
신기해서 담았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그냥 계곡의 물이 시원하게
콸콸콸 쏟아지는 모습
곰배령 가는 길은
이렇게 숲도 좋았지만
계곡도 역대급으로 좋았다
(하지만 들어갈 수는 없다)
아마도 곰배령 가는 길의
마지막 표지판일 것이다
이 이후로는 약간 힘들다
힘들어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쉬면서 하늘도 보다가
걸으면서 쉬면서 하다 보면
곧 정상인 곰배령에
이르게 된다
무슨 나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곰배령에 도착하기 직전부터는
주변에는 이런 나무들이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점봉산 곰배령
곰배령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
우리는 굳이 찍지 않았음
곰배령 인근은 오로지 데크로만 다닐 수 있다
주변에 워낙 많은 야생화들이 있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다
6월 첫 주에는 봄 꽃은 끝났고
여름 꽃은 아직 이른 어중간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상에 오니까 좋더라
<점봉산 곰배령>
옛날에는 산골 마을의 곡식과
동해안 마을에서 온 수산물이
거래되던 곳이었다고 한다
나는 꽃에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서
눈에 띄는 몇 개만 담았다
꽃을 찍으러 많이 오기도 한다고
<점봉산 분소>에서 시작해 곰배령을 찍고 되돌아오는 길은 너무 괜찮았다. 코스 마지막의 오르막 길을 제외하면, 어린이도 천천히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길이었다. 게다가 탐방인원을 제한하다 보니, 숲이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좀 과장해서 원시림을 걷는 느낌도 들었으니까.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길을 걸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코스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끼고 걷는 계곡이었다. 비록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탐방로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시원했다. 사진으로도 담아 봤지만, 내공 부족인지 그 느낌이 나지 않아 실패! 게다가 물 흐르는 소리가 너무 시원하고 상쾌했다. 그 경험은 정말 역대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