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가 4개월쯤 되었을 때, 동네 산책을 하다가 이웃으로부터 '개들의 수다'라는 애견 카페를 소개받았다. 마침 애견 카페를 한 번 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봤더니, 너무 잘해놨더라. 특히 강아지가 목줄 풀고 뛰어놀 수 있는 잔디 운동장이 압권이었다. 아마 강아지들도 이 운동장을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전력 질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니까.
여름이 한 창인 8월 말 즈음, 해가 기울기 시작할 때 토리와 함께 다녀왔다. 토리는 뽕 맞은 듯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여기 가서 인사하고, 저기 가서 인사하고, 사람이란 사람은 죄다 한 번씩 건드려보고, 인싸도 그런 인싸가 없었다. 늘 그랬듯이.
야외 운동장으로 나왔다
푸릇하게 잔디가 깔려 있고
운동장 한가운데에는 포토 스폿이 있다
그늘에서 잠시 쉬다가
신나게 전력 질주를 하며 뛰어논다
목 줄 풀고 달리는 그 기쁨이
보호자인 내게도 전해질 정도로
목이 마른지 아메리카노를 바라보는 토리
그래서 물통에서 물을 떠 가져다줬다
더워, 힘들어
헥헥
컵홀더를 주니 킁킁대다가
코를 박고 재롱을 떨었다
하늘 푸른 날 야외 운동장이 있는
애견 카페에 놀러 나왔다
우리 쪽으로 와서 기웃거리던
호기심이 많은 녀석
'힘드니까, 나중에 놀자'
눈썹 위치에 있는 털 때문에
할아버지 같은 표정의 토리
강아지들이 기분이 좋을 때
몸을 통통 튕기며 걷는 순간이 있다
이때가 그랬다
누나가 부르자, 냉큼 달려가는 토리
내가 휘파람을 부르자
저 멀리서 내게 달려오는 토리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애견 카페는 강아지의 사회성을 기르기에 좋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1달에 2회는 오려한다
두어 시간 놀고 나니 지친 것 같다
혀도 늘어지고, 엎드려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우리는 다시 실내 공간으로 돌아와
토리의 몸과 발을 닦았다
토리는 차에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