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 14코스를 걸으려던 나는, 걷기 전에 용흥궁과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을 둘러봤다. 운이 좋게도 사람이 거의 없어서, 두 곳 모두 사진 찍기가 너무 좋았다.
이 성당은 개화기에 들어온 성공회 신부들이 세운 1900년에 성당으로, 2021년 기준으로 121년이 되었다. 지금까지도 예배를 드리는 등 실제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어 있다. 바로 앞에 있는 용흥궁과 함께 묶어서 구경하기에 좋은 듯.
우리나라 전통 양식으로 성당을 만들었다는 것에서 일단 귀가 한 번 솔깃하고, 그 모습을 직접 보면 다른 한옥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이 느껴지더라. 신기한 것은 외관은 한옥인데, 내부는 회랑이 있는 전형적인 바실리카 양식이라, 유럽에 있는 성당과 건축 양식이 같다는 것이다. 동서양의 양식을 잘 조화시킨 것 같다.
이 성당을 지은 목수는 당시 경복궁 중수에 참여했던 도편수이고, 굵은 나무는 백두산에서 땟목으로 운반해 온 것이라 전해진다. 그외 돌과 기와 등은 강화 현지에서 조달하였다고 한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외삼문
용흥궁 후문(?)으로 나오면
바로 마주보고 있어서 찾기 쉽다
강화성당 대문의 회벽
태극기의 괘가 떠올랐다
강화도에 한옥으로 된 성당이 있다는 걸
언제인지도 모를 오래 전에 들었는데
이제서야 실물을 보다니, 아주 멋졌음
강화 성당 내삼문 한 켠에는
성당치고는 특이하게 종이 있었다
원래 있던 종은 일제강점기에 징발당하고
이 종은 1989년에 신자들이
모금한 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기둥는 주련이 걸려 있었다
총 5개의 주련이 걸려 있는데
'삼위일체 천주 만유지진원'이라 쓰인
가운데 문구가 가장 중요한 문구다
삼위일체 천주는 만물의 참 근원이라는 뜻
코로나 때문에 성당 내부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유리창에 렌즈를 대고 찍었다
바실리카 양식과 한옥의 만남
이 성당은 1900년에 완공되었으니
2021년인 올해는 121년이 된 셈이다
그리고 그 시간의 흔적
문과 손잡이도 많이 닳아있었다
유럽에서 본 성당은 엄청났는데
한옥으로 지어서 그런지, 아담했다
날이 흐려서 하늘이 희다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에서
내려다 본 주변의 모습
강화읍 관청리, 옥림리 방향이다
미로를 따라 돌면서 사색하거나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뒤쪽
전면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 균형 잡힌 모습이라 보기 좋고
처마의 곡선도 부드럽다
처마 끝과 단청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 뒤쪽의 사제관
흡사, 중세 유럽의 범선의 뒤쪽
선장실이 있는 곳처럼 생겼다
코로나 때문에 성당이 닫혀
들어갈 수는 없었으나 다행히도
옆문이 열려있어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열려있던 성당의 옆문
들어가지는 말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성당과 함께 있는 큰 보리수나무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의
대문 역할을 하는 외삼문과
종루 역항을 하는 내삼문
이 성당을 세운 고요한 신부 외
중요한 사람들을 기리는 비석
사실 빠르게 둘러보면
5분이면 다 볼 곳이지만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몇 바퀴를 더 돌며 사진을 찍었다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에서
내려다 본 용흥궁 공원
굳게 닫힌 사제관의 문
태극과 십자가의 묘한 콜라보
성당에서 내려왔다
이제 강화나들길 14코스를
걸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