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나들길 14코스를 걸으려 용흥궁 공원 주차장에 차를 댔다. 출발하기 전에 영국 성공회 강화 성당을 보러 가려다가 우연히 용흥궁 입구를 발견해서 들어갔다. 성당을 올라가는 계단과 거의 마주 보고 있더라.
용흥궁은 조선의 25대 왕 철종이 살았던 집이다. 원래는 초가집이었으나, 1853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증축되었다고 한다. 이 곳의 이름인 용흥궁(龍興宮)은 '용이 흥한 집'이라는 뜻이다. 조금 더 풀어내면, '용이 난 집' 정도가 될 것 같다. 강화에서 유배생활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된 철종의 이야기를 담았다.
용흥궁은 궁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작다. 빠르게 보면 5~10분 만에 뚝딱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내가 갔을 때는 사람이 없어서 운치 있고 좋았지만, 이건 그때그때 다를 것 같다. 영국 성공회 강화성당과 골목 하나를 두고 붙어 있어서, 같이 구경해도 좋을 것 같다, 나도 그랬고.
용흥궁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대한 성공회 강화 성당으로 가다가
용흥궁이라 쓰인 문을 발견했다
(이때까지 용흥궁이 어디 있는지 몰랐음)
성당 구경을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들어가 봤다
문은 개방되어 있었고
입장료 같은 건 없었다
계단 아래 한옥이 보였다
계단이 상당히 가팔라서
조심히 내려가야 했다
아직은 이른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던 강화 용흥궁
이 건물은 외전, 그러니까 사랑채다
주변도 조용해서 좋았다
살살 걸으며 사진을 담았다
지붕과 처마, 그리고 써까래
나무틀에 창호지 그리고
쇠로 만든 둥근 손잡이
어렸을 때 시골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용흥궁 내에 있던 우물
이 건물 내에는 비석이 있었다
비석의 사진도 찍어둘까 하다 말았다
철종의 집이었음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원래는 초가집이었는데
철종이 왕으로 추대되어 한양으로 간 후
강화 유수가 기와집으로 증축했다고 한다
용흥궁 사랑채의 아궁이
사랑채를 한 바퀴 둘러보고
안채로 이동하는 중
지붕과 처마가 예쁘다
회벽과 나무
용흥궁의 안채
'ㄱ'자로 되어 있었고
사랑채보다 더 컸다
안채 맞은편에 있던 건물
창고 등으로 쓰인 것 같았다
용흥궁 안채
여러 기와지붕이 얽힌 모습이
엄청 멋지게 보였음
용흥궁 안채의 부엌
개방되어 있어서 들어와 봤다
부뚜막과 아궁이
경복궁과 같은 궁궐에서는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함
용흥궁 안채의 대청이다
저 뒤창을 열어놓고 누워서
시원한 수박을 먹고 싶은 모습이었다
사람이 많았으면 좁게 느껴졌을 텐데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소박하고, 운치 있게 느껴졌다
놀랍게도 용흥궁의 바로 옆은
사람이 사는 주택이었다
그리고 강화나들길 표식
사랑채 한쪽에 피어 있던 꽃
DSLR을 든 사람들이 열심히 담길래
그들이 가고 나서 나도 한 번 담아봄
용흥궁의 낮은 담장 너머의 공간
뭔가 있던 자리처럼 보이는데
잘 복원되면 좋겠더라
처마 밑에서 하늘을 한 번 봤음
그리고는 용흥궁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