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의 필름 카메라인 라이카 C1에 넣었던 필름을 거의 1년 3개월 만에 꺼내어 현상했다. 30장 내외의 사진이지만, 무려 15개월이라는 시간이 띄엄띄엄 담겨 있다. 첫 사진이 토리 첫 산책이니까 2019년 4월 이고, 마지막 사진이 최근이니까 2020년 7월.
그 사이에 꼬꼬마 토리의 배냇털은 다 빠지고 성견이 되었다. 그리고 HJ는 퇴사를 하고 회사를 옮겼다. 나는 뭐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리고 세상은 코로나 전/후로 바뀌었다. 사진 속 장소는 한강 신도시 호수공원, 우리 아파트, 풍무 도서관 인근, 카페 코지 인더 그린, 이름 까먹은 앤틱 가구점, 서울역, 서울로 7017, 카페 나무휴식 이다.
카메라 : 라이카 C1
필름 : 코닥 프로이미지 100
현상 : 이화동 홍포토
토리가 예방접종을 마치자 마자
병원 근처의 공원에서 첫 산책을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사진을 보니
토리의 배냇털 구분이 간다
토리가 처음으로 산책했던
한강 신도시 호수공원
생애 첫 산책 중인 토리
신나할 줄 알았는데
약 기운 때문에 기운이 없더라
예방접종 약 기운에 몽롱한 토리
꼬질꼬질 장난 아니다
HJ가 모 의류 브랜드 행사
스탭으로 있으면서 담은 사진
첫 산책으로 부터 시간이 꽤 지났다
토리도 제법 자란 티가 난다
주둥이를 보니 미용한 직후구나
퇴사한 HJ가 공부한다며
도서관에 가던 길에 담았다고 한다
울적한 마음이 잘 담겨있다
도서관 자리가 없어서
근처 카페로 왔다
김포 풍무동의 '코지 인더 그린'
너무 가까이에서 담아서 실패
미용하고 나서 몇 달이 지나
털이 제법 자랐다
본인 털 색깔과 비슷한
회색 옷을 입었다
산책 중 뚱한 토리
집 근처에 생각보다 힙한
가구점이 있다는 걸 알고
커피잔을 구경하러 갔으나
가격이 넘나 비싸서 사진만 담았다
서울역 주변으로 출근하게 된 HJ가
서울로 7017을 걸으며 담은 서울역
서울로 7017에서 바라본
서울역 앞 한강대로
서울로 테라스
HJ가 다니는 피부과 근처
SK 서린빌딩 앞
HJ가 토리를 찍으려는데
내가 끼어들었다
토리 털이 짧은 걸 보니
토리는 또 미용을 한 모양이다
미용해서 좀 예민하지만
그래도 애견카페에 와서
기분 좋은 토리
마스크 잘 쓰고 있는 나
HJ랑 딴짓하는 토리
HJ랑 눈감은 토리
신비주의 HJ
여기는 김포에 있는 '나무휴식'이라는
애견카페 겸 베이커리다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미용 후 짧아진 본인 털을 보고
현타온 게 아닐까 하는 표정